2011년 가을이었다. 통영에 살고있던 A씨는 중학교 진학을 앞둔 아들의 진로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내외가 모두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우리의 교육시스템에 아쉬움이 많았던 터였기 때문이다.숙고를 거듭하고 있던 중 거제에 있는 계룡중학교가 음악예술중점학교에 선정돼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됐다. 초등학교 다니면서 취미로 배운
지난달 28일 지역에 소재하던 경남 유일의 예술영화관 거제아트시네마가 폐관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2011년 3월 문을 열어 3년6개월 동안 2100여편의 예술영화를 소개하며 상업예술의 광풍 속에서 외롭게 순수예술을 지켜나가던 터라 지금이라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하는 간절함이 더한다. 이 영화관은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매년 5천여만원의 예산을
예전에 운동을 좀 한다하면 종목에 관계없이 힘깨나 쓰고 다소 험악한 친구로 치부되던 시절이 있었다. 돌이켜 보니 그 당시엔 이 운동이란 걸 배우거나 즐기는 방식이 아주 미개하기 짝이 없었던 것 같다. 딱히 격투기가 아니라 단체운동도 마찬가지여서 축구부나 야구부 부원들은 거의 수업에 참여치 않고 운동장에서 시간을 보내었으니 학업이나 교우 관계도 단절될 수밖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포스트시즌에 들어가 각 팀별로 한해 농사를 풍년으로 만들고자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류현진 때문에 그들의 가을잔치에 관심이 더 가는 게 사실이지만 선수나 감독의 순간적인 판단이 경기를 수렁에서 건지기도 하고 망치기도 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승부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찰나의 묘미에 지구촌이 들썩이기도 한다. 류현진과 같은 팀에
기상청 발표에 의하면 10월 중순쯤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이라 한다. 마음 바쁜 이들은 서둘러 다소 설익은 단풍을 맞이하러 산을 오르는 모양인데 기대를 잔뜩 안고 오른 산행의 끝이 그다지 유쾌하지만은 않다고 한다. 왜냐하면 명산이라는 곳이 가는 곳마다 온갖 낙서와 파손으로 얼룩져 있어 입산객들의 맘을 무겁게 하기 때문이다. 큰 바위나 나무같은 경우 거의 예
지난주 실시된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묻는 찬반투표가 55:44로 반대쪽의 우세로 마무리되면서 스코틀랜드집권당인 SNP(Scottish National Party) 당수이자 자치정부 최고 책임자인 알렉스 사몬드가 주도한 307년만의 독립시도는 불발에 그치고 말았다. 비록 분리독립은 실패했지만 막판까지 예측할 수 없는 팽팽한 찬반 양론의 모습을 보면서 잉글랜드
아침, 저녁으로 찬 기운이 완연해지면서 지인들로부터의 결혼 청첩이 부쩍 늘었다. 결혼을 앞둔 청춘 남녀들은 이 의식이 당연히 본인이 살아온 날 중에 가장 돋보이고 행복하며 낭만적이기를 희망할 것이다.그들의 부모 역시 지금까지의 인생을 한번 매듭짓고 자녀들의 결혼생활은 본인들 보다 더 나아지기를 기원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우리나라의 이혼률이 195
오스트리아의 서쪽, 독일의 서남쪽, 스위스의 동쪽이 맞닿아 있는 곳에 브레겐츠라는 예쁘고 고즈넉하고 여유가 넘치다 못해 물기가 마르지 않은 풍경화처럼 싱그러운 도시가 자리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들 3국에 걸쳐 있는 알프스의 만년설이 유구한 세월 동안 녹고 흘러 바다보다 광활한 호수를 만들었으니 이 호수에 좀 더 확실한 지분을 가진 오스트리아가 브레겐
새 학기가 시작됐다. 각 학교마다 2학기 계획 속에 학생들의 문화관련 현장체험을 반영하고 있는 모양이다. 돌이켜 보니 내가 연극을 처음 접했던 것이 중학교 2학년 때,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통영의 봉래극장에서 본 '토끼와 포수'였다. 40년 가까운 세월을 지금도 연극쟁이로 살아가는 극단 벅수골 멤버들의 초창기 작품이었던 것 같은데, 그 때의 감동이나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는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남기고 떠나갔다. 그가 방한 기간 내에 보여 주었던 모습들이 우리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지만 사실 들여다보면 엄청난 무언가를 보여주거나 들려 준 게 아니라 그 동안 우리가 망각한 채 살아왔던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덕목들을 되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라 생각한다.교황이 떠난 직후
서점에 가보면 다종다양한 책들이 간택을 기다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여행 관련 서적들이 모여 있는 코너들은 늘 새로운 트랜드로 중무장된 신간들이 넘쳐 나는 곳이다.텔레비전을 켜도 각종 여행 관련 프로그램들이 홍수를 이루고, 출연자들이 다녀온 곳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금방 명소가 되어 버리기 일쑤다.특히 여름은 낭만적인 휴가를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일반화
유병언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그의 아내는 이미 구속됐고 장남도 호위무사라 불리우는 미녀와 함께 붙들리는 광경이 생중계 되듯 다뤄져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의 죽음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풀어줄 것이라 여겨지는 운전기사도 자수를 했다하니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세모그룹쪽 상황은 크게 건질 것 없이 종결돼 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국
우리 지역은 섬이라는 지리적인 특징으로 예부터 웬만하면 집안에 배를 모으거나 배를 타거나 배를 소유해서 생계의 수단으로 삼는 가족이 한둘 있기 마련이었다. 어디 식구들만 그러한가, 선후배나 친구 중에도 이른바 뱃사람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지금은 세계적인 선박제조사들이 도시를 견인하고 있으니 이들 중 어느 회사에라도 속해 있다면 대단한 자
호주의 수영 영웅 이안 소프가 커밍아웃(coming out)을 선언했다. 세계신기록을 무려 22차례나 갈아치웠고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수십 개의 메달을 휩쓸며 남성미와 건강미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터라 사뭇 이 커밍아웃이란 게 도대체 뭔지 궁금해진다.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것을 커밍아웃이라 하며 강제로 성정체성이 밝혀지는 것을 아우팅(outing)이라
지난 한 주는 각 지자체마다 새로운 단체장의 취임식이 있었다. 원래 취임식은 당선인 신분에서 막강하고 지엄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 받는 단체장의 위치로 공식 전환되는 의식이다. 취임사를 통해 임기 동안의 각오도 밝히고 협조도 구하며 그 동안 도움 준 인사들에 대한 고마움도 표하고 심지어 가족들도 소개하는, 제법 의전적인 틀을 갖추면서도 취임 당사자의 색채를
한동안 대학이나 국책연구소의 연구과제로 다문화주의(多文化主義/multiculturalism)가 인기를 구가한 적이 있었다. 학문 영역에 관계없이 다문화와 엮어서 결과물을 내면 어지간히 채택이 되는 시기도 있었고. 그러나 지금은 연구과제로서의 다문화는 빛을 많이 잃었다. 왜냐하면 우리사회가 본격적으로 다문화사회에 진입하면서 전혀 예측하지 못한 사례들이 현실에
정부는 올들어 매월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의 날'로 지정해 각종 문화시설과 공연을 무료 또는 할인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 했다. 국민의 문화향수권을 확장하여 국격과 삶의 질을 함께 높여 보고자 하는 의도라고 하니 바야흐로 문화도 복지의 영역으로 인식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문화라는 어휘가 우리에게서 처음 사용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국무총리 한 사람을 세우는 일이 나라를 세우는 일만큼 힘들어진 세상이다. 압축성장의 그늘에서 개인도 덩달아 고속질주를 한 탓인지, 웬만하면 딱지 한둘쯤 떼며 살아 온 것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반화되어 있는 듯하다. 어릴 때 읽었던 위인전의 주인공처럼 멸사봉공하는 지도자를 찾기란 정말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가 된 것인가. 오케스트라를 곧잘 조직에 비유하곤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거리에 나붙은 당선과 낙선의 사례가 왠지 아직 끝나지 않은 다음 경기를 예고하는 듯 더욱 치열해 보인다. 단체장이 취임을 하고 의회가 구성될 때까지 당선인들은 시민이 보여준 민심을 천심으로 여겨 빈틈없이 준비를 해야 하는데, 가장 경계해야할 것이 선거 기간 동고동락했던 주변인물들일 것이다. 이들의 처세에 따라
올해는 꽃소식도 빠르더니 더위도 때 이르게 성큼 다가왔다. 푹푹 찌는 차 속에서 에어컨을 한껏 올려 뜨거운 공기를 밀어내자니 아닌 게 아니라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환경이 참 큰일이다 싶다. 등목하고 원두막에 둘러 앉아 우물에 담근 수박 한 통으로 더위를 날리던 낭만시대가 아련히 그립다. '전설의 고향'같은 납량특집만으로도 한여름 더위를 달랠 수 있었던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