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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배 아플 때 할머니께서 찾으시던 아홉 마디 구구절절어머니사랑 맺혀 있는선녀가그렇게 좋아하던천상의 꽃, 가을바람에출가한 자식소식 기다리며 산야에서애절한 그리움으로하얗게 수놓고 있다 ·시 읽기: '문장21' 27호(2014, 겨울호)에 실린 시이다. 시인이 간직하고 있던 시작 노트를 그대로 읽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래와 같이
詩가 있는 풍경
거제신문
2015.01.2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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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 창을 두드릴 때커피 한잔의 행복혈관을 타고 온몸을 적시는 날외로움에 지친 영혼헝클어진 삶에 허우적거린다. 안간힘 다해 신열을 토해 내면무엇 하나 헛된 것 없는 은총실낱같은 동아줄을 붙들고구원열차에 오른다. 그래도 태양은 뜨고 저문다. ·시 읽기: '문장21' 27호(2014·겨울호)에 실린 시다. 시인은 현재 미국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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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5.01.1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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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깊숙이 박혀뽑아도또 뽑아도 다시 자라는 미운털 하나눈물이 난다 ·시 읽기: 종합문예지 '문장21' 발행인 최철훈 시인의 시집 '울긋불긋 가렵다'(2010)에 실린 시이다. 전업 작가의 어려운 체험적 삶을 형상화한 짧은 시이다. 최 시인은 간혹 "말이 좋아 전업 작가지 백수와 다름없는 생활을 오랫동안 체험했다"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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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5.01.0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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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판다.허리가 휘어지도록 땅을 판다.내 아버지가 평생을 판땅의 깊이는 얼마나 될까?그러나 지금아버지에게는 한 평의 땅도 없다.익숙하던 손놀림은 이제 주름 잡혔고밤마다 가슴에 괭이질만 하고 있다.거부하던 땅껍질을 헤치면서 드러나던그 부드러운 속살을 만지고 싶어 한다. 아버지는 땅을 팔 때가 제일 진지했었다. ·시 읽기: 이 시는 2014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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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3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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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를 지나는 모든 것들을 오늘은 다 그대라 부르겠다 시간이 기움에 따라벽 쪽으로 기대 가는 햇살의 그림자를저녁이 옴에 따라가슴 가까이로 젖어 드는 소쩍새 소리를어둠이란 이름으로 물들어 가는 붉은 하늘을아무도 몰래 내뱉는 뜨거운 숨처럼잔잔히 퍼져 가는 저녁의 무늬들을 오늘은 다 그대라 하겠다 ·시 읽기:시 읽기: 《문장21》27호(2014,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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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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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매화 또 피건만 다시 볼 수 없는 얼굴자식들 다 떼어 주고 앙상한 빈 가지로꽃 웃음 하얗게 짓던 그 모습이 그립소병상에 누워서도 못난 자식 뭐가 좋아눈길만 마주쳐도 배시시 피던 그 꽃백 매화 바라보자니 간절해 못 살겠소 시 읽기:《문장21》 25호(2014, 여름호)에 실린 연시조이다. 시인은 봄에 활짝 핀 백매화를 통해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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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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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에 갇혀 있던 소리가 출구를 찾지 못해몸이 돌로 변했다 소리를 들어 봐천 년 전부터 몸속에 맴돌고 있는 그 소리를 들어 봐 비바람도 소리의 출구를 찾아주지 못해몸이 더 단단한 돌이 되었다 소리를 들어 봐몸속에서 증폭되어 온몸을 흔드는그 소리를 들어 봐 언젠가 몸을 뚫고 터져 나올 소리돌을 가루가루 흩어내고 그 자리에 남을 소리 공(空)!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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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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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처럼순 오를 때부터곧게비바람 몰아쳐도바르게찬바람 스쳐도푸르게쑥쑥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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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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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새날마다 산새는하늘에 높이 올라노랫소리 물어다푸른 메아리를 엮는다. 솔바람 소리 한 자락산새물* 소리 한 줄기 밤마다 산새는별빛을 물어다둥지에 품어푸른 꿈을 낳는다. 머루 향기 한 떨기다래 내음 한 송이 *산새물: 산과 산 사이에 흐르는 물. 계곡. 시 읽기:시 읽기: 《문장21》 26호(2014, 가을호)에 실린 동시이다. 시인은 음악적 운율과 함께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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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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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 꽃송이꽃들 사이로아지랑이 피어오르듯몽실몽실 섞여서장미소국엘레강스예쁜 꽃들화려하게 받쳐 주는너꽃말조차 기쁨이네 사철 내내보고픈 맘 간절하지만겨울이면더욱 더 빛나는 너진정한 겨울 꽃이로구나·시 읽기:《문장21》(2014, 가을호)에 실린 시이다. 시인은 꽃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꽃에 대한 시를 많이 발표하고 있다. 시인은 안개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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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0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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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가득 야윈 햇살로 채색하는 잎새마다숭숭 뚫린 하늘어느 화공의 눈길이 지나갔는지온 산이 술렁인다 얼마나 오랜 이별을 연습했을까 굴참나무가지를 흔들며 우듬지에서 뿌리까지 목관 악기의 낮은 음률로 귀를 열어비우고 떠나는가을의 등이 시리다 ·시 읽기:《문장21》(2014. 가을호)에 실린 시이다. 시인은 가을 산의 풍경을 말하고 있다. 가을 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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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0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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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후미진 곳을 택했다잉여의 삶 같은 곳들여다 볼 수도 없다시야는 백팔십도 회전하나내 몸 어딘가 쯤 버려진 곳이 있다면그곳이 아닐까 볼품없어도서릿발 같은 꼿꼿함이 지닌절대 고독이 숨어 있는 뒤통수눈이 하나 더 생긴다 해도신이 미지로 남겨 둘 곳 ·시 읽기: 《문장21》(2014)에 실린 시이다. 시상이 발랄하다. 시인은 자신의 시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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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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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놋쇠 숟가락이기억을 상실한 채툇마루 한켠에서엿장수를 기다린다두드리는 엿장수의 가위 소리는 대중이 없다장단에 맞춰 춤추는 물상들생명력 잃은 숟가락밑창 뚫린 고무신헛간에 걸린 통마늘이제 최후의 만찬을 즐길 때다연신 휘몰이장단으로흥을 돋우는 엿장수배고픈 시절의 추억돌아온 방물장수가 잊혀진 조각들에게생명을 불어 넣으며아픈 기억의 세포를 위하여가위로 진혼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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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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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의 무게를 재며 놀던 아이들 돌아간 빈 놀이터에 촉촉이 가을비는 내리고삶의 무게만큼 기울어진 시소 삐딱하게 두어도 저리 편한 걸굳이 균형을 맞추리라,옥신각신 다투어도 여전히삐걱거리며 기우는 모습 생뚱맞게 기운 것에자존심의 무게를 탓하며살아온 세월 그냥 그대로 두어도 편할 삶의 기울기 아니던가 ·시 읽기: 이 시는 시인의 제2시집 『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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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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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날짜가 바뀌는 상공대양에 떠 있는 가랑잎 같은 외로운 배는 어디서 어디로 가는지안녕이란 말없이 랜딩기어 접은 지 여덟 시간태평양을 붉게 물 드리는 의뜨겁고 영원한 우주의 중심체 위대한 힘이여붉은 수평선 공간의 찬란한 빛은황홀한 벌판 안락한 삶의 휴식이라진정한 자유를 찾아나는 오천 년 역사의 어디쯤인가인디오들의 부족장 중심으로 즐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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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4.10.0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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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아 네가 던진 돌에우리 사는 별은 아름다운 숨소리잔잔히 울리는구나너의 손짓 따라 뛰어간 동산에는우릴 위해 준비한수많은 별이 떠 있었지저 별 하나씩 질 때면아름다운 풍경 따뜻한 입김온 세상에 퍼지겠지모두 손잡고 폴짝폴짝 발 구르니하늘에서 별똥별 하나 떨어지더라네가 던진 돌이구나 생각했는데사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꿈이우리에게 온 날이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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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4.09.2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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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이 없는 까만 밤에는당신을 볼 수 없어요. 파도가 잠든 까만 밤에는새들도 조용하네요. 밤비행기 허공을 가로질러도별들은 요동하지 않고산도 바위도 침묵할 뿐 당신은 보이지 않아도주인 곁을 떠난 찌들은이 골 저 골밤바다를 누비네요. 촉당신의 촉을 찾아서요. ·시 읽기: 《문장21》에 발표한 시이다. 시인은 "당신의 촉"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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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4.09.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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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항구를 떠날 때마지막눈시울 붉히던아직 보내지 못한 그리움이남아흔들리는뱃사람의 아내 그눈빛 속엔먼저 부서져 내리던뱃고동자꾸살아온다 ·시 읽기: 시인의 제3시집 『방속의 방』(2003)에 실린 시이다. 제2회 여수해양문학상(2000) 수상작 중 한 편이기도 하다. 뱃사람의 아내가 먼바다로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는 심정과 눈시울을 붉히고 있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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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4.09.0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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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네세상의 모든 암흑이 오히려, 내 눈을 멀게 했네짐승의 마음으로 핥아 보는붉은 잇몸의 봄꽃그늘 감옥에 당신을 가두고자책의 굳은 가시 목을 찔렀네나, 이제 서성이네 잠겨진 문 앞에서나 오늘 잠시 동안에 판도라 상자를 열어 보네 ·시 읽기: 《문장21》 16호(2012)에 실린 시이다. 뜻밖의 재앙의 근원과 인류의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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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4.08.2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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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무거운 것만 길 위에 놓는 뒤꿈� 」牡㎏� 디디어도 바닥을 파고든다 억년을 멈추고 있는 시간그 침묵이 뜨겁다 돌아보지 않느냐 너 여기 딛고 간 흔적 수평선 멀리 사라진 네 길의 끝을 보며 남겨 둔 발자국 깊이사랑만 한 무게다 ·시 읽기: 《서정과 현실》 2014년 상반기호에 발표한 시이다. 시인은 바위에 움푹 팬 공룡 발자국을 보고 &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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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4.08.21 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