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미비했다. 합창단의 시작이 그랬고, 독일공연의 시작도 그랬다. 있는 것이라곤 합창단을 만들어 지휘를 해보고 싶다는 한 남자의 열정뿐이었다.연세대학교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실용음악의 작곡과 편곡을 공부한 인재였지만 음악만을 하며 살기엔 현실이 녹록치 않았다. 긴 망설임 끝에 가족의 그늘이 있는 거제로 왔다.그리고 음악학원을 차렸다. 그리고 바랐다.
"신부님 저 왔어요.""신부님 저희들과 오늘 토론하자고 하셨죠?""교장선생님, 그럼 저흰 언제 올까요?"하루종일 교장실을 찾는 아이들 때문에 교장실 미닫이문은 바쁘다. 미닫이문으로 태어나서 교장실에 설치될 때의 근엄함이라고는 있을 수 없다. 이 방의 주인 때문이다. 수시로 드나드는 학생들과 교사들은 미닫
부모는 항상 고맙다. 말썽없이 잘 자라줘 고맙고, 건강해서 고맙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 또 고맙다.자식은 늘 감사하다. 세상에 어느 누구의 칭찬보다 값진 응원을 나 하나만을 위해 보내주면서도, 자신의 희생을 희생으로 여기지 않는 당신이 감사하다.지난 9월 집배원 3년차를 맞은 천명씨(31)는 거제우체국 정규 직원으로 발령 받았다.
동부면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하는 한글반은 손정예 강사와 8명의 정예부대가 포진해 있다. 5년이란 시간이 지나는 동안 학생들의 실력은 일취월장이다. 손 강사가 내는 받아쓰기 문제도 척척이다.동부 최고령 한글반 우등생인 83세 학생이 답지를 받아들고 손을 번쩍 들어 강사에게 따진다. '새벽닭소리'의 받아쓰기 답이 왜 '새벽닭소리'냐
"무슨 일이든지 최선을 다한다면 그에 대한 결과는 반드시 주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지난달 7일, 경주시에 위치한 더케이 경주호텔에 전국의 장애학생들이 모였다. 올해로 12회째 이어지고 있는 '2016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에 참가한 선수들이었다.거제중앙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서진경 양도 경남도 대표로 이 자리에 있
"문학이라는 것은 현상이 아닌 본질을 적는 것이다. 본질을 적는다는 것은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것을 뜻한다. 때문에 자기 자신을 성찰해야 하고 반성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거제대학교에서 교양 분야와 사회복지 분야 강의를 담당해 오다 지난 2월 정년퇴직한 강돈묵 교수(67·일운면)에게 지난 6일 정부포상 황조근정훈장이 수여됐다
2016년 경상남도 소방전술 경연대회가 지난달 30일 의령군 소재 소방교육훈련장에서 열렸다. 소방전술 능력향상과 현장에 강한 소방관 양성이라는 목표아래 실시된 이날 대회에는 도내 18개 소방관서 소속 160여명의 소방관이 참가했다. 거제소방서도 옥포119안전센터 출동팀(소방경 정호길, 소방교 송태호·강민수·이현직, 소방사 안영훈&m
거제시는 19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거제시 6급 공무원 3명을 5급 사무관으로 승진 의결했다. 이들 3명 가운데에는 거제시 기획예산담당관실 기획담당 옥미연(51) 지방행정주사가 포함됐다. 지난 2013년 이후 3년6개월 만에 여성사무관 발탁이라는 영예가 주어진 것이다. 옥 계장은 "기쁨도 크지만 인터뷰가 자랑으로 비칠까봐 조심스럽다"며 &q
"진정 하고싶은 일에 대한 제 꿈이 생겼을 때, 꿈이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그래서 어떤 장애도 굴하지 않는 꿋꿋한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지난 7월23일 창원대학에서 교육부와 행정자치부·경상남도 등이 후원하는 '제22회 행정자치부장관배 전국 전산·회계경시대회'가 열렸다. 전산회계의 교육과 보급을 위한다는 취
지난 6월25일 남부면과 일운면 등 거제시 일원에서는 꿈과 희망의 파랑새를 캐치플레이로 내세운 제4회 거제지맥 트레일런(Trail-Run) 대회가 열렸다. 트레일런(Trail-Run)이라는 단어의 생소함을 뒤로하고 전국은 물론 해외에서 700여명의 달림이들이 거제를 찾았다. 이날 새벽 4시 울트라급 70㎞ 풀코스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의 화약냄새를 시작으로
우리는 예로부터 '농자천하지대본야(農者天下之大本也)'이라는 말로 농업을 인간 생활의 기반으로 높이 평가했다. 그러다 기계와 물질문명의 발달이 진행됨에 따라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천하지대본'에서 도외시 됐고, 농사는 '돈 안되는 직업' '힘든직업'으로 치부됐다. 여기에다 농촌인구의 고령화로 농업 종사자 수
'긍정적인 기대감을 갖고 어떤 일을 하면 긍정효과를 낳고, 부정적인 말과 행동을 일삼으면 부정효과를 낳는다. 그것이 바로 시크릿의 효과다.' - 린다번의 '시크릿'에서 "오대신(五大神)이 보호하는 녀석이군." 어린 시절 그의 어머니를 향해 탁발승이 풀어낸 이삼우 연출가(45)의 인생 덕담은 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삶의 버
"할아버지, 존경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 손자가 방명록에 남긴 글에 72살 할아버지의 코끝이 찡해 온다. 지금껏 지나온 시간들이 주마등같이 지나가며 이 어린 생명이 불어넣어주는 삶에 대한 자신감에 고개를 다시 한 번 곧추 세워본다.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10일간 상동 축협하나로마트 2층에서 '금산 김복률 사진·서각 전시
가난(家難)·빈곤(貧困)·소외(疏外)·극빈(極貧)·질병(疾病). 어둡고 칙칙한 이 단어들 속에 들어앉은 내가 싫어 옷에 먼지를 털 듯 털어내려 하지만 몸의 문신인 듯 피부인 듯 원래 내 것 인냥 떨쳐지지도 벗어나 지지도 않는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빈곤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사회가
'무슨 일이든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 동안 해당 일을 공부하거나 경험해야 한다'라는 '1만 시간의 법칙'이 회자된 적이 있다. 이 법칙은 많은 이의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했지만, 혹자들은 결국 중요한 것은 '재능'이라며 부정하기도 했다. '1만 시간의 법칙'의 옳고 그름을 떠나 최근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50대 여성이
병석에 누운 아버지는 눈시울에 가득 찬 눈물을 들킬세라 길 떠나는 아들을 보지도 않은 채 "이놈아, 집 나가면 배고프다. 저것이라도 잡아먹고 가라"고 애원하듯 유일한 재산인 돼지를 가리켰다. 보리를 볶아 맷돌로 갈아 보릿가루를 만든 어머니는 아들의 허리에 자루로 단단히 채우곤 "꼭 살아 돌아오라"를 주문하듯 반복했다. 1
버스를 타러 집을 떠나기 전 옷 매무새를 다시 만지며 서울 사는 딸아이가 노인냄새 방지용이라며 사다준 향수를 양 어깨에 두 번 뿜는다. 셔츠 주머니 속 자격증이 들어있는 지갑을 어루만지듯 쓰다듬고는 가슴을 다시 한 번 펴 본다. 79세의 나이는 없다. 자신을 29살이라 칭하는 늙은 청년은 아내의 배웅을 받으며 오늘도 배움을 위한 길을 나선다. 지난 5월19
공예(工藝)라는 사전적 의미를 따져본다면 실용적 물건의 본래의 기능(機能)과 미적 장식(裝飾)의 양면을 조화시켜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제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대부분이 생활과 직결된 것이었던 만큼 재료의 차이에 따라 다양한 작품세계를 엿볼 수도 있다. '제6회 거제시공예협회 회원전'이 거제시청 1층 도란도란 쉼터 앞 전시실에서 지난달 23
지난 4월,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위한 장애인올림픽선수단 선발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서 사등면 김수완 선수(35)가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렸다.변변하게 구성된 장애인협회도 없이 비장애인들을 위한 거제시생활체육회 사격협회 안에서 동아리식 활동을 하고 있는 김 선수의 쾌거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했다. 사격에 입문한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새내기가 국가
일본여자 이소베 유꼬씨(32)와 한국남자 김정훈씨(40). 이들은 부부다. 7살·5살 두 남자아이를 온 힘을 다해 키우고 있는 거제생활 10년차 보통의 우리 이웃이다. 일본 시즈오카현의 스무 살 아가씨와 스물여덟의 제주도 총각은 캐나다 유학시절 만났다. 언변 좋고 장난끼 많은 총각은 그녀의 마음 속으로 들어갔다. 그들의 사랑은 자연스러웠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