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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거제에 원님이 부임해 왔는데 성이 고(高)가였다. 사람들은 이름은 잘 모르고 창녕(昌寧)에서 왔다고 하여 고창녕이라고 불렀다. 일찍이 고창녕 원님은 명관으로 경남 일대에 소문이 자자했다.거제에 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어느 한 여자가 애지중지 여기던 달비를 잃어버렸다. 달비는 여자들이 자기 머리 위에 얹는 다른 머리채로 중부지방에서는 '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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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5.07.0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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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어떤 부부가 결혼한 지 사흘이 지난 후 아내는 친정에 신랑은 처가에 첫걸음 가는 길이었다. 아내는 집에 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들떠 시가에서 챙겨주는 음식을 이고도 신랑보다 훨씬 앞서서 걸었다.들길을 따라가면 길은 위험하지 않지만 둘러가는 먼 길이라, 좀 힘들더라도 빨리 가기 위해 산길을 택했다. 이제 큰 재만 하나 넘으면 되는데 고개 중턱 쯤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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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5.07.0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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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일찍이 할머니를 여의고 혼자 사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재산을 많이 모아 남부럽지 않게 살았지만 불행하게도 슬하에 아들이 없고 딸만 셋이었다.할아버지에게는 조카 아들이 셋이 있었는데 그 중에 막내조카를 양자로 들이려고 했지만 만일 양자가 들어오면 모든 재산이 양자에게 돌아갈까 봐 딸들이 극구 반대해 결국 이름만 양자일 뿐 집에 들이지 못했다.딸들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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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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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을 팔러 다니는 장수가 있었다.당시에 비단은 매우 비싼 물건이었기 때문에 탐을 내는 사람은 많았지만 사는 사람은 드물었다.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다 보면 늦은 밤에 산길을 헤매야 할 때도 많았다. 그날도 비단장수는 등짐을 지고 팔려 다니다가 늦어 버렸다. 산을 넘어야 주막으로 갈 수 있는데 그 산에는 종종 도둑이 나타나 지나가는 사람에게 돈을 빼앗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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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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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고 송사하면 진다'라는 말은 이래서 생겼다.둔덕면 어느 마을에 봉사가 살았는데 그 친구는 재주는 있으나 밑천이 없었다. 이 친구가 봉사에게 오면 푸념처럼 한다는 소리가 "윗마을 아무개가 부치는 논을 내가 삼년만 부치면 한 밑천 마련하겠는데…" 하며 들먹거렸다. 몇 번 그 말을 들은 봉사는 "좀 기다려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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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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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가난한 농부가 세 아들과 함께 살았다. 아이들이 커가자 농부는 걱정이었다. 뻔히 아는 살림에 자식들에게 줄 재산이 없으니 차라리 일찍부터 기술이라도 익히게 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농부는 자식들을 불러놓고 "너희들을 이제부터는 어디 가서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기술을 한 가지씩 배워오도록 하여라." 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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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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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산 호랑이가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어디 가서 무얼 먹을까하고 생각하다가 마을로 내려왔다. 호랑이는 사람들 눈에 뜨지 않도록 어느 집의 마루 밑에 숨어 어둡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방안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어머니가 아무리 달래도 아이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맛있는 과자 줄게"그래도 아이는 울음을 그칠 생각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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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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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두 형제가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형제가 나무를 해오면 한 짐은 어머니 방을 따뜻하게 불 떼어 드리고, 한 짐은 시장에 내다 팔아 곡식을 장만해 가족이 먹고 살았다. 어머니가 잉어를 몹시 좋아하시기 때문에 나무를 하지 않는 날에는 강에 나가 낚시를 했다. 하루 종일 낚시를 해도 겨우 한 마리밖에 낚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러면 잉어를 두 도막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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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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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가난해 남의 집에 머슴을 사는 청년이 있었다.아버지를 일찍 여읜 청년은 머슴을 살아 받는 새경(私耕)으로 어머니를 봉양했다. 그러던 중 어머니는 깊은 병에 걸렸다. 청년은 어려운 가운데도 어머니의 병 수발을 열심히 들었지만 가난한 탓에 약 한 첩 제대로 쓰지 못하고 돌아가시고 말았다.가난한 청년은 어머니를 지게에 짊어지고 좋은 곳에 묻어주기 위해 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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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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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영감과 할멈이 살고 있었는데 이야기라고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살았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할 이야기가 없었다. 하루 종일 그냥 쳐다보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고 했다. 저녁이 되어 할멈이 "영감, 이박(이야기)이나 하나 해 보소" 하고 재촉하면 "할 이박이 있어야 하제, 할멈이나 이박 하나 해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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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3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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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허정승이라는 노인이 집안에 액운이 들어 아내 죽고 자식 죽고 젊은 며느리와 가난하게 살았다. 아들이 죽은 후로는 통 바깥출입을 않고 지내다가 '이렇게 살게 아니라 그래도 세상 구경이라도 한 번 하고 죽어야지' 하여, 하인을 데리고 외출을 했다. 들로 나가니 큰 정자나무 밑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어험, 이 사람들 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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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5.04.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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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왕건이 고려를 세울 무렵이었다.옥포에서 산길로 1㎞, 다시 바닷길로 1㎞ 쯤 떨어진 곳에 한 어부가 어린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비록 가진 것은 없어도 부자는 행복하게 살았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 어부의 아들이 청년이 되었을 무렵, 바다로 나갔던 어부가 태풍을 만나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어부의 아들은 그때부터 아버지처럼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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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5.04.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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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둔덕면 어구리 남동쪽의 제일 끝마을이 '아지랭이 마을'이다. 표준어로는 아지랑이 마을이라야 맞지만 지금도 이쪽 사람들은 아지랭이 마을이라고 부르고 있다. 한산도와 가장 가깝게 인접해 있고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전에는 한산도가 거제도에 속한 땅이었고, 한산도와 거제는 서로 빤히 보이는 가장 가까운 곳이라 이곳 사람들은 이웃같이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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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5.04.0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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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묘스님이 산방산(山芳山) 토굴에서 정진하고 있을 때였다. 유달리도 추웠던 겨울 어느 날 밤이었다. 스님의 토굴 앞에 한 여인이 찾아왔다."스님, 소녀는 지아비를 찾아 나섰다가 그만 길을 잃고 온 산을 헤매게 되었습니다. 오늘따라 날씨는 너무 춥고 마을까지 내려가려면 길도 멀고 하니 하룻밤만 여기서 자고가게 해 주십시오." 여인은 추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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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5.03.2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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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의 이야기다. 옛날에는 한산도가 거제도에 속해 있었는데 그 한산도에는 거제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들만큼 아주 잘 사는 부자가 살고 있었다. 그러나 어찌나 욕심이 많은지 남을 도우는 일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었다.어느날 그 부잣집에 어떤 중(僧)이 동냥을 갔다. 그런데 부자는 동냥은커녕 내미는 쪽박마저 박살을 내고 쫓아냈다. 괘씸하게 생각한 중이 부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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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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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외딴 집에 아버지와 딸이 살고 있었다. 아버지는 이름난 노름꾼으로 집안일에는 아예 신경을 쓰지 않았다. 거기다가 한 번 집을 나가면 노름에 미쳐 일주일이고 열흘이고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딸의 어머니는 남편 대신 집을 꾸려나가려고 하니 여간 힘들지 않았다. 어머니는 늘 딸에게 하는 말이 "뒷동산 도깨비라도 좋다. 너희 아버지 같지않은 남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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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5.03.0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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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남에게 들키지 않고 교묘하게 처리했을 때 이를 두고 거제사람들은 '섬 쓰고 소 잡아먹을 사람(놈)'이라는 말을 쓴다. '섬'이란 '석'과 같은 말로 나락의 부피단위를 나타내지만 때로는 나락을 담는 가마니를 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이 이야기의 출처는 1885년 을유년(乙酉年) 대흉년 때 연초면 명동리(明洞里)에서 일어난 일이다. 근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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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5.02.2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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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강원도 금강산, 경상도 지리산, 그리고 거제도 노자산에 호랑이가 많았다고 전해진다. 노자산 호랑이들은 떼를 지어 다니면서 가축을 잡아먹거나 사람을 해치기까지 했다.지금부터 약 300년쯤 전의 일이다.노자산 아랫마을에 참기름 장수가 살았다. 마침 어느 해에는 흉년이 들어 참기름이 팔리지 않아 자꾸 쌓여만 갔다. 참기름을 오래 둘 수 없어 키우고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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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5.02.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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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건 거꾸로 쓰고 논 팔아먹을 놈'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통영 사람들이 거제 사람들을 일컬어 모질다고 욕할 때 에둘러 쓰는 말이지만 그 내면에는 영리한 사람이라는 뜻도 함께 가지고 있다.둔덕면 거림리에 사는 반윤하(潘允河)씨는 천하의 한량이었다. 풍채 또한 좋아 어디를 가도 대접 받았다. 돈 한 푼 없이도 전국을 유람하고 올 정도이니 그 언변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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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5.01.29 1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