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은 2014년 4월28일, 독자 여러분들께 첫 인사를 드렸다. 칼럼의 제목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이었다.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사건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분들의 넋을 달래는 합동분향소에 쓰일 음악을 선곡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에 대한 단상을 첫 칼럼의 주제로 삼았던 것이다.그로부터 칼럼은 매주 서툰 문장으로 곡예운전을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늘 사회현상에 둔감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지만, 한 쪽에선 "무슨 호들갑이냐?"며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분위기도 읽힌다.잘 알다시피, 1784년 영국의 와트가 증기기관을 만들면서 1차 산업혁명은 본격화됐다. 농경과 유목을 주로 했던 이전의 인류는 노동에
어제 저녁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슈베르티아데' 시리즈의 첫 공연인 '겨울나그네(Winterreise)'를 관람했다. 12월 초의 스산함과 너무 잘 맞아 떨어지는 이 공연엔 최근 슈베르트 가곡 해석의 새 지평을 연 바리톤 토마스 바우어가 무대에 올랐다.토마스 바우어는 현대 오페라 작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과거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는 '정경'이란 과목이 있었다. 이 칼럼이 문화를 다루는 난이다 보니 혹시 슈만의 '어린이 정경' 같은 걸 떠올리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당시 수업은 그렇게 정겨운 과목이 아니었다. 그냥 정치와 경제를 합쳐서 부른 것이니 일종의 사회수업이었다.기억을 떠올려 보면 그 시간에 배운 몇 가지 정의들이 있
오래 전이다. 초등학교, 당시엔 국민학교였다. 3학년 때니 내가 어릴 때다. 여름방학인데다 광복절이라 온 식구가 늦은 아침상을 놓고 둘러앉았다. 요즘 같으면 브런치인 셈이다.흑백TV가 한 대 있었는데 일본제 도시바였다. 브라운관 앞을 자바라 같은 것으로 여닫을 수 있게 해서 마치 작은 극장을 연상시키는 텔레비전이었다. 채널이라곤 KBS, MBC, TBC 세
말은 화석이 많이 남아 있어 진화과정이 비교적 잘 알려진 동물이다. 약 5800만 년 전 북아메리카에 살았던 키가 30센티미터가 채 되지 않는 에오히푸스라는 아주 작은 사이즈의 여우만한 동물이 말의 첫 조상으로 알려져 있다.이 동물은 지금의 말처럼 통굽으로 되어 있지 않고 앞다리는 4개, 뒷다리는 3개의 발가락으로 분화되어 있었다. 엽식성이어서 나뭇잎이나
유네스코의 다양한 사업 중에는 세계 여러 도시간의 네트워크에 기여하고자 하는 일들이 많다. 기후가 다르고 인종도 다르고 문화적 배경 또한 다르다 보니 도시가 가진 자산은 놀라울 만큼 각양각색이다. 그런 도시들의 특징에 맞게 카테고리를 이리저리 묶으며 인류공영에 이바지하게끔 주선을 하는 것이다.자연이 뛰어난 도시는 자연유산도시, 문화적 저력이 돋보이는 도시는
11월4일과 5일 양일간,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국립오페라단의 '토스카'를 공연한다.푸치니(1858~1924)의 걸작 오페라인 '토스카'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Vissi d'arte, vissi d'amore)'와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 같은 유명한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미국 포크 록의 전설 밥 딜런(Bob Dylan)을 선정했다.노벨상의 각 부문별 수상자가 발표되면 의례히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반응들이 쏟아져 나오기 마련이지만, 이번 밥 딜런의 수상은 그 반응이 각별히 더 뜨겁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중 가장 파격적인 선정이라는 반응이다.싱어송라이터로서 현실참
국회 교문위 국정감사장에서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도종환(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제기된 이 주장은 청와대가 문재인·박원순 등과 같은 야권의 정치지도자를 지지하는 예술인들을 리스트로 정리해두고 문광부에서 지원하는 사업에서 배제하게끔 했다는 것이 요지이다.신빙성을 더하기 위해서 같이 공개한 문
전남 나주에 다녀왔다. 나주를 처음 방문한 것은 24년 전이었는데,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갓 출간됐을 때다. 단숨에 읽어내린 남도 이야기는 도무지 내 눈에 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었다.책을 도우미 삼아 일주일을 남도와 사랑을 나누고 있을 때도 사실 나주는 잠시 스쳐지나가는 일정 정도였다. 지금 생각해도 배박물관에
요즘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는 이름, 김영란. 어딜 가나 둘 이상 모이면 김영란이란 이름이 화제다.김영란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다. 남편인 강지원 변호사와 함께 일찍이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강직하고 정의의 편에 서 있다는 인식이 강해 이들 부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항상 우리사회를 크게 울렸고 그 뜻을 따르는 이들도 많았다.1956년 부산
며칠 전, 알고 지내는 문학인 한 분이 만나자는 연락을 전해 왔다. 차를 한 잔 하며 꺼내 놓은 얘기는 얼마 전 작고한 어느 여류 작가와 관련된 것이었다. 오래 전 경향신문과 조선일보의 기자를 지냈고, 소설도 쓰고 평론도 하던 이덕희에 대한 얘기였다. 이덕희는 올 여름 8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는데 생전에 클래식음악에 대한 애정이 깊어 많은 음악 관련 도
아내는 여자중학교에서 국어와 한문을 가르치고 있다. 몇 해 전 평생을 관리해야 하는 병을 얻어 웬만하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리한 일은 안 하려고 한다. 그런 아내가 올 봄 아이들과 학교 텃밭에서 농사를 지어 보고 싶다고 했다. 집에서 화분에 물주는 것과 간단한 야채를 경작하는 정도 밖에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무슨 농사냐며 나는 호응을 해주지 않았다
올해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의 국제무대 데뷔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예술의 전당을 비롯한 전국의 많은 공연장들이 조수미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5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나이를 감안하면 이번 공연들이 전성기를 결산하는 의미 있는 연주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조수미의 다음 행보와 관련이 있는 8월30일자,
거가대교를 이용해 거제로 들어오는 차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거제로 들어오는 또 다른 관문인 통영톨게이트를 이용한 차량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한다. 통계만 봐선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거가대교 개통 후 통행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상황에서 이 다리의 효용과 거제시의 관광 정책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 20일 제주도 관광협회에 따르면 7월 한 달 제주도를 찾은 방문객은 154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7만여명에 비해 43.6%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간 관광객 1000만명 돌파 시점도 작년엔 10월1일이었는데 올해엔 44일을 앞당겨 8월에 넘어섰다고 한다. 가히 제주도가 대세라는
지역에서 숙박업을 하는 지인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한창 성수기라 바쁠 것이라 짐작하고 차만 한 잔하고 헤어지려는데 이 양반들이 붙잡는다. "요즘 바빠서 식사할 시간도 제대로 안날텐데 괜찮겠냐?"고 되물으니 허탈하게 웃으며 올해 농사는 영 시들시들하다는 반응이다. 이유를 들어보니 젊은 사람들이 죄다 포켓몬을 잡으러 속초로 가는 바람에 남해
15년 전 쯤이다. MBC와 함께 야외음악회를 기획하던 중 가수 조영남을 처음 만났다. 행사 규모가 상당히 크고 실험적이기까지 해서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다. 연배도 훨씬 더해서 나는 그를 선생님이라고 불렀다.일에 임하는 자세도 매우 열정적이라 그 공연에 참여했던 많은 출연진들도 감탄해 마지않았다. 편한 자리에서 식사라도 하게 되면 자유분방한 그의 언변과
연일 폭염의 기세가 일상을 주눅 들게 한다. 중부지방에는 간간이 소나기라도 내리는 모양인데 일기예보에도 남부지역엔 한동안 비소식이 없다. 아침에 음악을 걸어 놓으려고 보니 문득 월드뮤직 음반이 눈에 들어 왔다. 아니 어쩌면 오랜만에 그 음반들을 무의식적으로 찾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며칠 후면 펼쳐질 리우올림픽을 약간 의식했는지도 모른다. 지구촌의 체육제전에